Bliss in Sonoma County

윈도우즈 XP의 'Bliss' 와 나만의 'Bliss'
윈도우즈 XP의 ‘Bliss’ 와 나만의 ‘Bliss’

블리스(Bliss)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 XP에서 포함된 윈도 비트맵 이미지의 이름이다. 세상에서 가장 널리 유포된 위 사진의 제목은 ‘완벽한 행복’을 뜻한다. 미국의 사진작가 찰스 오리어가 1996년 캘리포니아 소노마 카운티에서 촬영한 것이다.

한 달 내내 비가 내리다 어느 날 태양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초록색 풀밭이 펼쳐져 있었다. 하늘은 짙은 파란색이었으며 퇴적운이 군데군데 떠 다녔다. 보는 이 를 더없이 행복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찰스 오리어의 카메라에 포착된 이 이미지는 후에 전 세계 PC 이용자들에게 ‘배포’된다. 윈도 XP의 기본 바탕 화면이었던 것이다.

소노마 벨리의 언덕은 포도 덩굴로 뒤덮여 있다. 오리어가 사진을 촬영한 시점은 포도 농장의 휴지기였다. 해충으로 포도 농사에 실패하자 포도 덩굴을 다 뽑아내고 잠시 농사를 쉬었던 시기에 ‘파란 언덕’을 촬영했던 것이다.

사진 ‘블리스’가 마이크로소프트사에 팔릴 때 즈음, 언덕은 다시 포도밭으로 되돌아갔다.  (from Wikipedia)

– 2012년 10월 어느날,  알아보기도 힘든 GPS 좌표 하나 달랑 들고 너무도 유명한 ‘Bliss’ 촬영지를 찾아 떠났다. 바로 그 사진과 동일한 위치에서 나만의 ‘Bliss’를 찍어보겠다는 야무진 꿈을 안고.

38° 15′ 0.5″ N122° 24′ 38.9″ W

과연 GPS 좌표가 맞긴한걸까? 유명한 곳이면 사람들이 많겠지? 한참을 헤멘 끝에 찾아낸 그곳은 차들이 씽씽 달리는 고속도로 한켠에 말똥밭과 철조망 사이를 헤메야 찾을 수 있는, 인적도 드문 지극히 평범한 곳이었다.

고속도로와 철조망 사이 말똥밭을 넘어야 그 곳이 나온다.
고속도로와 철조망 사이 말똥밭을 넘어야 그 곳이 나온다.

가지고 간 윈도우즈 배경화면 사진을 몇 번이야 확인하고서야 이곳이 맞구나 하며 조금 더 조금 더 원본과 비슷한 사진에 도전해본다.

‘Bliss’는 세상에서 두번째로 비싼 사진이라지만 내가 찍은 사진은 그냥 평범하디 평범한 포도밭 사진일 뿐이다.

평범한 포도밭으로 변해버린 10월의 'Bliss'
평범한 포도밭으로 변해버린 10월의 ‘Bliss’

하지만, 우연히 인터넷에서 건진 숫자 몇 개만을 가지고 무작정 그 곳을 향해 떠났던 두근거리는 기억들은 남들에게 가치없는 평범한 사진을 나에게는 가장 소중한 사진 중 하나로 남게 했다.

그 때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일상의 소소한 경험들을 의미있는 기억으로 담을 수 있기를 바라며 첫 번째 글은 ‘Bliss’로 채운다.